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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기에 제작된 청자 유병이다. 유병은 화장용 기름을 담았던 용기로, 보통 목이 짧고 몸통이 둥근 형태로 제작된다. 균형이 잘 잡힌 단정한 형태에 비취색을 띠고 있다. 바깥쪽의 상단부에는 상감象嵌기법으로 넝쿨무늬인 당초문을 새겼다. 상감기법은 그릇 표면에 나타내려는 문양을 파낸 뒤, 그 자리에 붉은 색의 자토赭土나 흰색의 백토白土를 채우는 방법이다. 이를 유약을 발라 구워내면 자토가 삽입된 부분은 검은색으로, 백토가 삽입된 부분은 흰색으로 자태를 또렷이 드러낸다. 음각, 양각기법의 청자들과 달리 보다 장식적이고 회화적인 청자를 만들수 있는 기법인 것이다. <청자상감당초문유병>의 경우 그림 부분이 아닌 배경 부분을 파낸 뒤 자토와 백토를 삽입하는 역상감逆象嵌기법을 사용했다. 상감기법은 제작 과정 자체도 복잡하고 완성도 쉽지 않았다. 그릇을 가마에서 구워낼 때 청자 자체의 흙인 태토와 상감기법을 위해 삽입되는 자토, 백토가 열에 반응하여 커지고, 작아지는 정도,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조금만 과정이 잘못되어도 삽입된 자토나 백토가 떨어져나가기

쉬웠기 때문이다. 상감기법이 수많은 시행착오와 노력을 거쳐 완성된 기법임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상감기법은 청자 제작 초기부터 조금씩 시도되었지만 12세기 후반, 13세기에 걸쳐 본격적으로 제작되었는데 기법자체의 난이도가 높아서 한정된 수량만 제작되었다. 상감청자는 특정상 류층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고급 그릇이었던 것이다. 상감기법은 중국으로부터 유래한 기법이긴 하지만 정작 중국에서는 많이 활용되지 않았고, 고려청자에서 꽃을 피운 기법이다. 따라서 상감청자는 고려적인 특징을 보여주는 도자기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