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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홍채인물문화분礬紅彩人物紋花盆은 중국 남부 요장에서 19세기말엽 청말민초清末民初 때 제작된 것이다. 기벽이 S자형의 곡선을 그리며 구연부口沿部에서 넓게 벌어지는 형태이다. 구연부는 사각을 이루면서 다시 각 모서리에 능각을 주고 윗부분에 검은색으로 간략한 당초문을 장식하였다. 저부는 짧게 바깥쪽으로 꺾인 형태에 다시 능형菱形으로 깎아낸 형태의 굽을 부착하였다. 기물의 안쪽에 반달 모양의 구멍이 뚫려있는 점으로 화분의 용도로 사용된 기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각 화분의 네 면에 각각 손책[江東孫郞], 동방삭[東方曼倩], 목란木蘭, 동현董賢 등 고사인물을 그리고 각 인물의 옆에 이름과 간단한 설명을 덧붙였다. 이들은 모두 청 강희년간(康熙年間, 1661-1722)에 민간에서 인기있던 고대의 영웅들을 판화로 엮어 발간한 남릉무쌍보南陵無雙譜(이하 무쌍보)』에 등장하는 인물들이다. 인물들의 특징적인 자세와 설명을 적어 넣은 화창까지 화보의 형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으며 홍색과 흑색의 두 가지 색으로만 묘사하였다. 붉은 색으로 인물의 의복을 칠한 뒤에 다시 금채金彩로 의복의 문양을 시문하였다. 이 홍색 안료는 반홍채礬紅彩라 하여 청대에 새로 개발되어 19세기 이후에 특히 유행한 유상채 안료이다. 또한 역사인물이 도자기에 문양으로 등장하는 것은 원대元代 청화자기에서 보이는 것이 대표적이다. 역사 소재를 바탕으로 한 희극과 소설이 유행하면서 소설의 한 장면을 시문한 자기 역시 많이 제작된 것이다. 명청대明清代에도 역시 역사인물을 포함한 인물고사人物故事 소재가 도자기에 즐겨 시문되는데 대개 배경과 함께

한 폭의 회화 같이 그려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자기에 무쌍보 형식의 단독인물문이 시문되는 것은

가경년간(嘉慶年間, 1796-1820) 이후로 민요民窯에서 먼저 제작되기 시작하여 관요官窯로 전해진 문양 소재이며, 주로 분채粉彩로 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