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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비는 아들 장수왕이 아버지 광개토왕의 업적을 기린 기념비적 성격의 비다. <광개토왕비>의 서남쪽 약 200m 지점에 태왕릉이 있고, 동북쪽 약 1.3km에 장군총이 있다. 비석은 응회암이며 자연석 그대로의 장방형 기둥모양을 하고 있다. 세로로 계선을 그어 1면이 11행, 2면이 10행, 3면이 14행, 4면이 9행으로 모두 44행이다. 전체 글자는 1,775자인데 이 중 150여 자는 판독이 불가능하다. 글자의 크기는 대략 14-15cm 정도며, 배합과 간격은 비교적 균등하다. 오랜 세월 동안 손상된 능비의 보호를 위해 1928년 목조 비각을 세웠고, 다시 1983년 새 비각을 세웠다. 1961년 이래 이 비를 포함하여 집안의 고묘군이 중국의 ‘전국중점문물보호단위’로 지정되어 있다.

비문의 내용은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부분은 고구려의 건국설화 및 추모왕을 비롯한 초기 3왕의 왕위계승과 광개토왕의 행장을 기술한다. 둘째 부분에는 광개토왕의 정벌 활동을 담은 업적을 기술한다. 셋째 부분은 능비를 수호하기 위한 수묘인의 숫자와 그 출신지 및 그에 관계된 명命을 말한다.

비문의 서체는 소전小篆에서 예서隸書로의 과정에서 보이는 고예체古隸體다. 정방형의 자형은 장방형의 소전에서 편방형의 예서로의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소전의 원필圓筆과 예서의 파책을 지니고 있으면서 초서와 해서도 부분적으로 혼합되어 있어 모든 서체가 복합적으로 사용되었다. 이것은 모든 서체를 섭렵한 후에라야 가능한 것이므로 서자書者의 서예 수준이 상당한 경지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비의 장법은 정연하지만 글자의 결구는 다양한 구조를 지니고 있어 변화무쌍하다. 비의 크기도 크고 서풍도 웅강하여 고구려의 진취적인 기상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