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안내

중국은 명나라 후기인 17세기부터 각종 그림들에 대한 정보가 담긴 판화 화보가 유행했다. 이 화보들은 중국 내에서는 물론이고 한국이나 일본에 전래되어 다양한 화풍을 전파하는 역할을 했다. 화보에는 본받을 만한 과거의 훌륭한 그림들과 실제 그림을 그리는 기법이 수록되었다. 즉 좋은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명화집名畵集으로서의 성격과 그림 그리는 방법을 익힐 수 있는 교과서로서의 성격을 함께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17-19세기 동아시아는 그림의 감상과 수집의 붐이 점점 커지고 있었는데, 이를 위한 참고 자료로서 화보가 크게 환영받았던 것이다. 이러한 화보는 목판木版 혹은 석판石版 인쇄를 통해 다수 제작되었기에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이를 소유할 수 있었다. 덕분에 당시 상류층의 전유물이던 그림의 감상이 서민층으로까지 확산될 수 있었다. 특히 19세기의 상해上海는 그림에 대한 감상과 수집에 대한 욕구가 다른 어느 때, 어느 지역보다도 뜨거웠는데, 당시 급격히 발달한 인쇄술 덕분에 많은 화보들이 등장하게 되었다.